왕의 귀환 - 게이미피케이션 (2)

왕의 귀환 - 게이미피케이션 (2)
2024.12.02

이 전 글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의 기본적인 개념과 초기 시장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이 어떤 실패를 경험했는지를 말씀 드렸는데요, 이 글에서는 왜 그런 실패가 이어졌는지 원인을 한 번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이 주인이 되려 하다]

 

이전 글에 설명 드렸듯이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의 주요한 기능을 다른 산업에 적용시켜 효율을 증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을 드린 바 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 자체가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2010년 게이미피케이션은 무슨 하늘에서 내려온 만물박사 인 것 처럼 사람들에게 인식되려 했습니다.

2010년에 국내에도 게이미미케이션 서적이 많이 출간 되기도 하고 번역서도 많이 있었는데 게임이 가진 중독성이 다른 산업군에도 적용된다면 다른 산업을 빠르게 촉진 시킬 것이라는 환상이 존재했었는데 여기서 패착이 시작된 부분이 있습니다.

 

당시 게이미피케이션을 설명한 많은 서적들은 게임의 다양한 기능들 중에서도 특히 포인트와 레벨, 뱃지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사용자의 액션에 따른 포인트와 배지 부여, 이를 하나의 로직으로 만들어 일종의 공식화 한 것이지요.

 

어떤 개념이나 트랜드가 공식화 되었다는 것은 다른 서비스가 이 공식에 맟줘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쇼핑몰이나 서비스의 특징에 따라 게이미피케이션은 철저하게 종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게이미피케이션의 기본원칙인데 게이미피케이션에 공식이 도입되면서 이 공식이 주인이 되어 다른 서비스가 이 공식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뱃지빌의 시스템도 이러한 공식화된 플랫폼 형태로 구성이 되었고, 삼성네이션은 이 공식적인 플랫폼에 종속되어 개발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게이피미케이션이 최초에는 사용자의 액션을 유도하고 나름의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삼성네이션의 다른 요구 사항들을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다시 풀어내는 작업은 진행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서비스는 계속 변화되어야 하는데 이를 돕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이 자기 공식에 매몰되어 오히려 서비스 변화의 발목을 붙잡은 것입니다.

온라인 게임 아케이드를 자사의 쇼핑몰에 도입한 사례도 동일한 문제를 발생 시켰습니다. 사용자들이 자사 쇼핑몰에 와서 머무는 시간은 많아졌는데 게임만 하고 그냥 나가버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저 게임을 공짜로 할 수 있으니 시간 때우러 왔다가 지겨워지면 그냥 사이트를 이탈했습니다.

게임 사이트를 유지 하려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오히려 사용자들에게 쇼핑이 주인이 아니라 게임이 주인이 되어 버린 상황에서 그 게임 사이트를 유지할 이유가 없게 된 것입니다.

뿐 만 아니라 그 게임 역시 업데이트가 잘 되지도 않았습니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재밌는 게임이 있는데 굳이 쇼핑몰 사이트까지 가서 그 게임을 할 이유가 있을까요?

 

[게이미피케이션과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동되지 않음]

 

또 한가지 문제는 게이미피케이션과 서비스가 매끄럽게 연동되지 않고 따로따로 놀았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뱃지빌 서비스와 삼성 네이션은 그냥 서로 다른 서비스가 사이트를 통해 서로의 기능을 독립적으로 제공하는 데에 불과했습니다.

삼성네이션의 제품 소개 사이트와 뱃지빌의 뱃지, 포인트, 레벨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필요할 때만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고 그 외 사용자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일련의 추가적인 동기부여 기능을 제공할 수가 없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동기부여 -> 활동 -> 보상 -> 동기부여가 선순환 구조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지속적인 동기 부여 요소가 다소 부족했던 것이지요.

 

추가적인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두 서비스간의 연동도 중요하시만 또 한가지는 재미요소도 상당히 중요한데 뱃지빌의 게이미피케이션은 일련의 게임스러운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게임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들도 문제는 심각했습니다.

온라인 게임 아케이드도 재미는 있었으나 유기적으로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사이트로 이루어져 그저 독립적인 사이트가 로그인만 연동된 채 링크 정도로만 연결되어 있던 것이니 사용자들이 게임을 통해 쇼핑몰에 관심을 가질 이유도 전혀 없었던 것이지요.

 

이와 같은 상황은 사실 필연적인 것이었습니다.

게임 개발자와 쇼핑몰 등의 서비스 개발자는 상당히 결이 달랐습니다. 게임개발자나 PM 은 커머스를 몰랐고, 커머스 개발자나 PM 은 게임을 모르는 환경에서 이 두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돌아가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지요.

게임 개발자는 이미 게임이 돈이 되는 노다지인데 커머스에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고, 커머스 개발자는 게임내의 로직을 이해하기도 어려우니 자기가 잘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2010년 후반까지 게이미피케이션은 그리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대중들에게서도 조금씩 잊혀져 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난 것이 아니라 게이미피케이션은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우리에게 거인의 모습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무슨일이 벌어진걸까요?